일부 전문가 "82% 백신접종해 대다수 경증…향후 자연면역반응 촉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82%에 달하는 싱가포르에서 최근 신규확진자가 연일 최다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 상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접종 덕에 중증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오히려 면역력이 생겨 향후 추가 감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경제매체 CNBC 방송에 따르면 테오 익 잉 싱가포르국립대(NUS) 공공보건대 학장은 높은 백신 접종률로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중증을 피했다고 지적하고, 항체가 코로나19와 싸우면서 미래의 감염으로부터 더 잘 보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이메일 인터뷰에서 말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지난 26일 현재 백신 접종 완료율은 82%이며, 지난 28일간 감염자의 98%는 무증상이거나 경증이었다고 밝혔다.
테오 학장은 신규확진자는 수 개월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압도적 다수'는 백신에 의해 잘 보호를 받아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에게는 코로나19 감염이 그들의 건강에 어떠한 단기 또는 장기적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며, 게다가 추가적인 감염 가능성을 줄일 자연 면역반응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이 응 엉 듀크-NUS 의대 신종감염병 프로그램 교수도 방송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람들 사이에 천천히 퍼지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싱가포르에서 주로 접종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의 특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RNA 형태로 만들어 우리 몸에 투여하는 백신이다.
이를 통해 항체가 생기게 하는 면역 체계를 촉발, 실제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더 잘 감염되지 않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우이 교수는 "우리는 백신을 접종한 뒤 감염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감염이 대부분 경증일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647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 최다인 하루 전 1천939명에 비해 300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80대 여성과 70대 남성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숨져, 누적 사망자는 80명이 됐다.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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