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당대회서 3연임 결정 앞두고 분위기 조성 의미 내포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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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최고 지도자의 '구심점' 역할을 뜻하는 '영도(領導) 핵심'을 강조하는 장문의 글을 연일 실어 눈길을 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주석직 3연임 확정 및 초장기 집권 공식화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가을 제20차 당대회와, 그에 앞서 열리는 중요한 정치 일정인 11월 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를 앞두고 공산당이 시 주석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일보는 27일자 1면에 '우리는 왜 성공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선언'에서 20세기 초반 중국의 굴욕적 불평등 조약과 중국공산당 창립, 지난 7월1일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 등 중국의 근현대사의 이정표를 짚었다.
그러면서 신문은 "누가 나라를 멸망에서 구하고 민족부흥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며 "역사는 진정한 책임자를 부르고 있으며, 민족 부흥에는 완전히 새로운 핵심 영도력이 필요하다"고 썼다.
이어 인민일보는 28일자 1면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계속 성공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선언'에서 "우리 당의 고난의 세월을 돌이켜보면 좌절과 시행착오를 겪은 것은 결국 성숙하고 강건한 영도 핵심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건국 및 국가기틀 수립과 관련한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의 공헌과 빈곤 탈출 및 경제성장을 일군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공을 서술하면서 "역사의 전환적인 중대한 고비에서, 굳세고 힘 있는 영도 핵심이 종종 역사의 흐름에 대해 방향을 잡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한 민족의 정신적 기질과 국가의 장래 운명에 중대하고도 심원한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시 주석이 최고지도자로 등극한 이후 추진한 부패 척결, 군사력 증강,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등을 열거한 뒤 중국이 강대국으로 비약한 근본은 "시진핑의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과학적 지도에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전면적인 영도, 강한 영도에 있다"고 썼다.
또 "시진핑 신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지도 사상으로 삼으면 우리는 역사의 바른 편, 인류 진보의 편에 서서 인간의 바른 길에서 세계인과 함께 나아가 더욱 번영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2017년 제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제창한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당장에 삽입해 당의 지도이념으로 삼고, 이듬해 개헌을 통해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를 2연임(재임기간 10년)으로 제한한 조항을 폐지한 바 있다.
그와 더불어 근래 중국 관영 매체 보도는 '시진핑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을 확립해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가을 당 대회는 시 주석의 초장기 집권으로 가는 관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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