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서 경매…미공개곡과 평화 메시지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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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세계 대중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전설적 밴드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미공개곡과 육성이 담긴 카세트테이프가 28일(현지시간) 덴마크의 한 경매에서 5만8천300 달러가량(약 6천900만원)에 팔렸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33분 동안 녹음된 카세트테이프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브룬 라스문센 경매소에서 경매에 부쳐졌다.
카세트테이프를 낙찰받은 사람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낙찰가는 경매업체가 당초 예상했던 3만1천500∼4만7천 달러(약 3천700만∼5천600만원)보다 높았다.
브룬 라스무센 관계자는 AP통신에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구매자가 누구인지는 비밀이지만 카세트테이프가 해외로 갔다는 것은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카세트테이프는 1970년 1월 5일 레넌과 그의 아내 오노 요코가 어린 딸 교코가 살던 덴마크의 북서단 도시 티(Thy)를 방문했을 때 녹음됐다.
교코는 요코의 전 남편이자 친아버지인 앤서니 콕스, 새 어머니 멜린다 콕스와 함께 살고 있었다.
당시 16세 덴마크 소년 4명이 학교 잡지에 쓰려고 레넌 부부를 인터뷰하면서 카세트테이프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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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넌은 카세트테이프에서 자신과 아내가 펼치는 평화운동과 비틀스의 이미지에 대한 좌절감, 그의 머리카락 길이 등에 대해 얘기했다.
레넌 부부는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에서 춤을 췄으며, 레넌은 기타를 치며 히트작인 '기브 피스 어 챈스'(Give Peace A Chance) 노래를 불렀다.
레넌 부부는 '라디오 피스'(Radio Peace)라는 곡도 함께 불렀다.
이 곡은 레넌 부부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국하기를 바랐던 한 라디오방송국을 위해 작곡됐지만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레넌은 "세계 평화를 이루려면 우리 같은 사람들을 당신을 어떤 방법으로 도울 수 있겠느냐"는 소년들의 질문에 "우리가 하는 것을 모방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뷰 당시 베트남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으며 레넌은 반전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었다.
이번 경매에는 레넌 부부가 덴마크 소년들과 인터뷰하면서 찍은 사진 29장과 레넌 부부의 인터뷰가 실린 학교 잡지 사본도 함께 나왔다고 AP가 전했다.
51년 전 레넌 부부를 인터뷰했던 소년 중 한 명인 카르스텐 회옌(68) 씨는 이날 경매 현장에 나와 기쁨을 표현했다.
회옌 씨는 "존 레넌과 오노 요코를 만난 것은 우리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줬다"며 "우리는 그들을 일종의 정치적 선구자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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