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보다 약 600명↑…'위드 코로나' 유지에 당분간 확진자 많을 듯
싱가포르 인구,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1950년 이후 최대폭 감소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확진자 제로(0)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중점을 두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싱가포르에서 2천 명이 넘는 역대 최다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싱가포르 정부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어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율 82%에도 불구하고 신규 확진자 수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CNA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건부는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천236명 발생, 하루 전(1천647명)보다 589명이 늘어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존 역대 최다는 지난 26일 1천939명으로, 신규 확진자가 2천명을 넘어선 것도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지역감염 사례는 2천226명으로 이 중 1천711명은 지역사회에서, 515명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생활하는 기숙사에서 각각 나왔다.
5명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숨져 누적 사망자는 85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60~70대였다.
사망자가 9일 연속 발생하면서 9월 사망자도 30명으로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는 가장 많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사망자가 18명이었다.
싱가포르는 인구 중 약 82%가 코로나19 백신을 모두 접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진행 중인 방역 완화 조치와 함께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정부는 거리두기 등이 완화한 만큼,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느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확진자 증가세에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면 중증 환자도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최악의 경우 하루 2천명 이상의 신규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실이 됐다.
정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공동 의장인 간킴용 통상산업부장관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신규확진자는 다음 주 3천200명으로 두 배로 뛰고, 심지어 그 이상도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신규 확진자 폭증세를 완화하기 위해 27일부터 다시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했다.
내달 24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는 이번 조처에 따라 백신을 맞았더라도 식음료점에서 식사할 수 있는 인원이 5명에서 2명으로 축소됐다.
외부에서 모임이 허용되는 인원도 역시 5명에서 2명으로 준다.
또 가족이 아닌 이들이 택시 또는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탑승 인원이 최대 2명으로 제한됐다.
다만 싱가포르 정부는 위드 코로나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 관리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8일간 코로나19 확진자 2만4천5명 중 전날 현재까지 98.0%가 무증상 또는 경증이고, 1.7%만이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중증으로 집계됐다.
또 0.2%만이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경우였으며, 사망자는 0.1%였다.
한편 싱가포르 통계청에 따르면 싱가포르 인구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지난해 569만명에서 올해 6월 현재 545만명으로 4.1% 줄었다.
2년 연속 인구가 줄어든 것이자, 1950년 이후로 최대 폭의 감소율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입국금지 조치 및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외국인 노동자나 학생 등이 대폭 줄어든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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