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8천명 홍콩 전역 배치…야당 "정치사범 석방" 소규모 시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1일 신중국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을 맞아 홍콩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8천명이 전역에 배치된 가운데, 기념식장은 애국심을 상징하는 붉은 마스크로 가득 채워졌다.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이날 오전 홍콩 완차이의 골든 바우히니아광장에서 열린 국경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애국적인 붉은 마스크를 썼으며, 중국 국기 게양식이 진행되는 동안 홍콩 경찰은 중국 인민해방군 스타일의 '거위 걸음'(goose step)으로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거위 걸음은 군인들이 다리를 굽히지 않고 높이 들면서 걷는 행진이다.
이전까지 홍콩 경찰은 무릎을 90도로 올리며 걷는 영국식 행진을 선보였다.
경찰은 전날 밤 바우히니아광장을 봉쇄했으며, 시위 진압대를 포함해 홍콩 전역에 8천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야당인 사회민주연선(社會民主連線) 관계자 4명이 기념식장 인근 도로에서 기념식장으로 행진하면서 정치사범 석방과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으나 이내 경찰 수십명에게 포위됐다고 HKFP는 전했다.
사회민주연선은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이 매년 진행하던 국경절 시위에서 렁쿽훙(梁國雄) 주석이 올해는 감옥에 갇히는 바람에 처음으로 불참했다고 알렸다.
렁 주석은 2019년 반정부시위 관련 혐의로 지난 4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기념식에서 "우리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수호하고 홍콩인들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을 보여주는 중앙정부에 깊이 감사해야한다"며 "그에 대한 보답으로 우리는 국가안보 수호와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원칙 이행에 대한 단호한 자세를 취해야한다"고 말했다.
람 장관은 지난 24일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미국이 홍콩 사무에 간섭하고 홍콩을 어지럽히는 반중세력을 지지한 사실 목록'을 언급하며 "이는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제정·시행하고 선거제를 개혁한 것이 정말 옳은 일이었음을 다시한번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 정치인과 일부 서방 매체들의 중상모략이 넘쳐남에도 홍콩의 내재적 힘은 온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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