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경유하는 헝가리로의 가스공급 중단"…우크라 타격

입력 2021-10-01 23:21  

"러, 우크라 경유하는 헝가리로의 가스공급 중단"…우크라 타격
헝가리와 우크라 우회 노선 이용 계약…동유럽 가스 분쟁 격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크림사태로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 경유 노선을 이용하는 헝가리로의 가스공급을 중단하면서 관련국 간의 가스 분쟁이 한층 격화할 양상이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 운영사 GTS는 1일(현지시간) 해당 가스관을 통한 헝가리로의 가스공급이 이날부터 중단됐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와 헝가리가 체결한 우크라이나 우회 노선 이용 가스 공급 계약이 이날부터 발효한 데 따른 것으로 우크라의 입지는 한층 좁아졌다.
헝가리는 지난달 27일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새로운 장기 가스 공급 협정을 맺었다.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이 아닌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통해 연 가스 수요량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45억㎥를 15년 동안 공급받기로 했다.
러시아와 터키를 연결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은 우크라이나 경유 유럽행 가스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가 건설한 대체 파이프라인으로 불가리아를 거쳐 헝가리 등의 남동부 유럽으로 이어진다.
세르게이 마코곤 GTS 사장은 "헝가리는 수십 년 동안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아 왔다"면서 "우크라 경유 가스관이 헝가리로 가는 최단거리 노선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가장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럽 시장에서 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단일 플레이어(가스프롬)가 우월적 지위를 강화하고 명백히 정치적 목적에서 영향력의 지렛대를 사용하는 일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우크라 경유 가스관을 '인질'로 삼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앞서 마코곤 사장은 러시아와 헝가리 간 장기 가스공급 계약으로 우크라이나를 통한 헝가리로의 가스공급이 크게 줄어들거나 완전히 중단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또 다른 대체 가스관인 러시아-독일 직결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이 조만간 가동에 들어가면 우크라 경유 가스관의 역할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그럴 경우 자국 경유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데 따른 거액의 통과 수수료를 챙겨오던 우크라이나가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갈등 관계에 있는 러시아로부터의 가스 직수입을 중단하고, 헝가리로 공급될 러시아 가스의 일부를 미리 뽑아 쓰는 '가상 역수입' 방식을 이용하던 우크라이나의 가스 확보 계략도 통하지 않게됐다.
이런 연유로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러-헝가리 가스 공급 계약 체결 뒤 자국 주재 헝가리 대사를 불러 '배신행위'라고 강하게 항의했지만, 안정적 가스 확보가 시급한 헝가리는 오히려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그 어떤 나라도 러시아와 헝가리 사이의 계약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올겨울 난방용 가스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된 우크라이나는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과 계약을 맺고 가상 역수입 방식으로 가스를 공급받는다는 방침이지만 이런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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