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평균 37%…1∼8월 58%보다 크게 떨어져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활황으로 공모 규모가 역대급으로 커졌지만, 공모주의 상장 첫날 수익률은 최근 크게 낮아졌다.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IPO를 통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13개 기업(스팩·리츠 포함)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평균 37.3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8월 상장한 71개사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 58.30%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월별로 보면 지난 5월(25.09%)을 제외하고 평균 45∼8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달 들어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 1일 이른바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 기록·공모가 대비 수익률 160%)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일진하이솔루스[271940]를 제외하면 지난달 공모주 입성 성적은 저조한 편이다.
올해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힌 현대중공업[329180]은 일반 청약에서도 증거금으로 56조원 규모를 끌어모으며 '따상' 기대감을 높였으나 상장 첫날 수익률은 그에 못 미치는 85.83%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상장 당일 널뛰기를 반복하다 결국 시초가 대비 0.4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또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식품소재기업 에스앤디[260970]와 항암신약 개발사 에이비온[203400]은 공모가를 각각 22.50%, 7.65% 밑도는 가격에 마감했다.
바이오플러스[099430](+3.02%), 실리콘투[257720](+6.62%), 프롬바이오[377220](+10.28%)도 공모가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8개사 중 4개사(브레인즈컴퍼니·플래티어·원티드랩·한화플러스제2호스팩)가 '따상'을 거둔 것과도 대비되는 성적이다.
공모가 고평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도 감지된다.
9월에만 코스닥 상장 기업 2곳이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를 당초 희망 범위(밴드) 하단 미만 수준으로 결정했다.
1∼8월 통틀어 단 2곳이 공모가를 밴드 하단으로 정했고 나머지는 밴드 상단 혹은 초과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가 높으면 상장 이후 주가 하락에 부담이 생기는 만큼 최근 공모가 고평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IR 컨설팅 기업 IR큐더스는 "하반기 들어 IPO 시장 '옥석 가리기'에 따라 신중 모드로 전환했다"며 "IPO 시장에 따른 상장예비심사 청구 기업 증가로 심의 기간이 길어지고 금융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도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 입성 성적과는 별개로 올해 '대어급' IPO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신규 상장 기업들의 IPO 공모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IPO 공모액은 총 17조5천708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2010년(10조1천453억원)의 1.7배에 달한다.
4분기에도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 가죽제품 개발생산 업체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올해 공모액은 최대 20조∼3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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