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 의원 자료…"코로나로 어려운데 대출 미끼로 실적 쌓기"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은행들이 대출을 조건으로 예금이나 적금, 보험, 펀드 등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 '꺾기' 의심 거래가 올 상반기에만 국내 16개 은행에서 8만4천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16개 은행에서 여신(대출) 실행 전후 1개월 초과 2개월 이내에 다른 금융상품에 가입해 '편법 꺾기'로 의심되는 금융거래는 8만4천70건에 달했다.
이런 거래로 가입된 금융상품 금액은 총 4조957억원이었다.
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20조 등에 따라 대출상품 판매 전후 1개월 내 금융소비자 의사에 반해 다른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를 회피해 대출 계약 전후 1개월 이후부터 2개월 사이(대출 후 30∼60일 사이)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의 '꺾기' 의심 거래가 은행권에서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기간을 넓혀보면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년 반 동안 국내 16개 은행에서 '편법 꺾기'로 의심되는 거래는 총 88만7천578건 이뤄졌다. 금액으로는 44조186억원 규모였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20만8천345건(9조1천157억원), 2018년 18만9천858건(9조5천566억원), 2019년 17만2천586건(10조4천499억원), 2020년 23만1천719건(10조8천7억원) 등이었다.
4년 반 동안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 기업은행[024110]이 26만8천85건, 16조6천252억원으로 가장 많은 편법 의심 거래를 했다.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5조4천988억원, 13만2천753건), NH농협은행(4조5천445억원, 3만9천549건), 우리은행(4조136억원, 8만3천700건), 신한은행(3조2천811억원, 9만4천67건), 하나은행(2조9천940억원, 13만2천287건) 순으로 의심 거래 규모가 컸다.
윤관석 의원은 "지난해 이후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서도 은행권이 대출을 미끼로 실적 쌓기에 급급해 취약계층과 중소기업들에 부담을 지우는 '편법 꺾기'를 한 게 아닌지 의심되는 사례가 계속 증가했다"며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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