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엘비앤티·에디슨모터스 2파전…법원, 입찰 서류 재보완 요구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쌍용차[003620] 인수전이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인수 후보들이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 등의 인수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수 후보들이 구체적인 자금 조달 내역과 향후 투자 계획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매각이 유찰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입찰 서류를 보완해 이달 15일까지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인수 후보는 자금 증빙과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을 재보완해야 한다.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재 전기차 스타트업 인디EV는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법원은 애초 지난달 30일까지 입찰 서류를 보완해 내라고 했지만, 보완 작업이 부족하다며 제출 기한을 2주 연장했다. 현재 인수 후보가 낸 인수제안서의 자금 증빙만으로는 우협 선정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이대로 인수·합병(M&A) 절차를 종결하기보다 매각 주관사와 협의해 인수 후보들의 자료를 보완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며 "요건이 충족돼야 우협을 선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전 초반부터 전기차·배터리 제조사인 이엘비앤티와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할만한 규모가 되지 않다 보니 자금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우려에도 두 업체는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쌍용차 인수에 나섰다. 이엘비앤티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각각 5천억원대 초반, 2천억원대 후반의 인수자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엘비앤티는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인수금액 최고가를 써냈다.
이엘비앤티는 유럽 투자회사로부터 인수자금을 조달했고, 인수 후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KCGI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에디슨모터스는 개인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앞서 인수한 상장사 쎄미시스코[136510]의 유상증자와 사채발행 등을 통해 추가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양측 모두 대략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공개했지만, 업계에서는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세워야 인수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자금은 공익채권 등 부채 상환에 우선 활용되고, 추후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인수 이후 2∼3년 동안 신차 연구·개발비와 운영자금 등으로 1조5천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쌍용차는 대주주였던 상하이차와 마힌드라로부터 금융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약속했던 투자를 받지 못하고, 결국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이러한 전례를 고려하면 쌍용차 새 주인의 핵심 조건은 추가 자금 투입 능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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