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압박에 홍콩 최대 노동단체 공식 해산

입력 2021-10-04 09:40  

홍콩보안법 압박에 홍콩 최대 노동단체 공식 해산
당국 "법률위반 계속 조사할 것"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31년 역사의 홍콩 최대 노동단체인 홍콩직공회연맹(HKCTU)이 공식 해산했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당국의 압박 속에서 해산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잇따르면서 홍콩 시민사회가 궤멸 상태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영 신화통신은 4일 홍콩직공회연맹이 전날 특별총회를 열고 집행부가 제안한 해산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홍콩직공회연맹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연맹의 활동을 이어가는 위험과 대가를 고려한 결과 집행부가 해산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1990년 결성된 이 단체는 친중 성향의 홍콩공회연합회(FTU)와 함께 홍콩의 양대 노동단체로 활동했다.
약 90개의 노조, 14만5천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홍콩 노동운동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2019년 반정부 시위 당시 총파업을 옹호하고 노동자들에게 민주주의를 위해 새로운 노조를 결성할 것을 독려한 것을 두고 외세와 결탁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홍콩 공안당국은 단체 해산으로 법적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홍콩보안국 대변인은 "조직을 해산하거나 구성원이 사퇴한다고 범행의 형벌과 책임이 흐려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찰은 홍콩보안법 등 위반 혐의를 받는 조직과 인사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특히 "외국 정치단체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조직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국가 안보를 해치는 조직과 인사에 대한 죄책을 추궁해 법으로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에서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야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외국으로 망명하거나 시민단체들이 자진 해산하는 일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홍콩 민주진영의 상징으로 불리는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자진 해산했다.
또 2019년 반중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민간인권전선과 홍콩직공회연맹 소속으로 홍콩 최대 단일 노조인 홍콩직업교사노조 등이 이미 당국의 압박 속에 자진 해산한 상태다.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10여 개의 민주진영 단체들이 자진 해산했다고 전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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