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그라이 내전촉발 책임 속 썰렁한 취임식
구호물자 차단·유엔직원 추방에 국제사회 비난 쇄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4일(현지시간) 5년의 새 임기를 시작했다고 AFP,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비 총리는 이날 메아자 아셰나피 대법원장이 주관한 취임식에서 "나, 아비 아머드 알리는 오늘 의회에서 총리직 임명을 수락한다"면서 "나는 국민이 내게 부여한 책무를 헌법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수행할 것을 선서한다"고 말했다.
아비 총리가 이끄는 번영당은 지난 6월 선거에서 압승했다.
그러나 아비 총리는 북부 티그라이 지역과 11개월째 내전에 휘말려 있다.
그는 새 정부 구성 후 여러 정당들과 거국적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중앙정부와 분쟁 중인 티그라이 지역정당(TPLF)도 참가할지는 불분명하다.
아비 총리는 2018년 반정부 시위 와중에 전임자가 물러나자 대타로 집권해 이듬해 이웃나라 에리트레아와 평화협정을 맺은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타고 정치·경제 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발발한 티그라이와 내전으로 수천∼수만 명이 숨지고 수십만 명이 기아선상에 내몰리면서 국제적 비난과 고립에 직면했다.
그는 이날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모인 수만 명의 하객 앞에서 국제사회와의 우정보다는 '에티오피아의 명예'를 강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도 나이지리아, 세네갈 외에 인접국 소말리아, 케냐, 지부티, 남수단 등 아프리카 6개국 정상만 참석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축사에서 "에티오피아는 우리의 어머니다. 우리 어머니가 평화롭지 않으면 가족도 평안할 수 없다"고 평화 회복을 촉구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역 인구 500만 명의 티그라이로 가는 구호물자를 차단하는 '사실상 인도주의 봉쇄'를 문제점으로 지적한 유엔의 선임 직원 7명을 지난주 추방하기도 했다.
취임식이 열린 이날도 40여 개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낸 공동성명에서 에티오피아의 유엔 직원 추방에 충격을 표시하면서 철회를 촉구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