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면책특권 박탈 관련 EU법원 항소심 결과 주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사법부가 4일(현지시간) 푸지데몬(58) 전 카탈루냐 수반의 스페인 송환 공판 절차를 일시 중단시켰다.
유럽의회(EU) 의원 신분인 그의 면책특권 인정 여부를 둘러싼 소송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취지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주 사사리법원은 4일(현지시간) 푸지데몬 전 수반을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스페인으로 돌려보낼지를 판단하기 위한 첫 공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2017년 스페인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벨기에로 도피했고 이후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 당선됐다.
당시 스페인 사법당국이 유럽 체포영장을 발부해 수배가 내려졌으나 그는 면책특권에 따라 체포·송환을 피해왔다.
하지만 유럽의회가 올 3월 표결을 통해 푸지데몬 전 수반의 면책특권 박탈을 결정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그는 이 결정에 반발해 유럽사법재판소에 항소한 상태다.
이날 이탈리아 법원의 결정은 이 문제에 대한 유럽사법재판소의 항소심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자체적인 송환 공판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법정을 나서면서 취재진에 "행복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법원 앞에 나온 그의 지지자들은 카탈루냐기와 사르데냐기를 흔들며 "독립", "자유" 등을 외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앞서 푸지데몬 전 수반은 지난달 23일 사르데냐섬 알게로의 카탈루냐 전통문화 축제에 참가하고자 입국했다가 공항에서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됐다.
법원은 구속 전 영장심사를 통해 도주나 증거인멸 등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석방을 명령했고, 푸지데몬 전 수반은 석방 직후 거주국인 벨기에로 잠시 떠났다가 이날 공판 출석을 위해 사르데냐섬으로 돌아왔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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