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랜드연구소 연구원 "오바마 정권 때부터 한일 간 양보 원했다"
일본 외무성 출신 미야케 "일본이 양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4일 출범한 일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권이 외교에 어떤 자세로 임할지 주목된다.
일본의 대(對)한국 외교와 관련해서 전문가는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정권이 역사 문제에서 한국에 좀처럼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함께 나오고 있다.
제프리 호넝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이 기시다 정권에 기대하는 외교에 관해 "변화를 바라는 첫 번째 포인트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라고 5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기시다가 외무상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 한국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합의한 당사자라는 점을 거론하고서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권 시대부터 계속 일본·한국이 서로 양보하고 다가서는 것을 원했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하지만 일본 외무성 관료 출신인 미야케 구니히코(宮家邦彦) 캐논 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주간은 기시다 정권이 역사 문제에서 한국에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한국에서 기시다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은 위안부 문제나 옛 징용공 소송 문제에서 입장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면서 "일본이 양보하는 것은 국민감정에 비춰보더라도, 외교의 상식에서 보더라도 있을 수 없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에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기시다가 미국으로부터 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요구를 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호넝 연구원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일 관계에 쐐기를 박거나 한일의 대화를 방해하거나, 오키나와(沖繩)현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둘러싸고 일본에 압력을 가할지 모른다"면서 "기시다에게는 중국에 강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할 미묘한 조타수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일 동맹 중시를 비롯한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미국의 기본적인 시각"이라며 호주나 영국, 인도 등과의 전략적 관계 강화, 중국에 대한 강한 자세 등 이전의 타국에 대한 일본 외교·안보 정책도 기존과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미국은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야케 연구주간은 "기시다가 자민당 내에서 비둘기파로 불리지만, 중국에 융화적 대응을 할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다"며 "외무상으로서 센카쿠 문제에 대응했기 때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빈 방일 실현은 현재 상황에서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이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해 호넝은 "바이든 정권은 기시다가 총재 선거에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관해 더 구체적인 논의를 (일본 정권에)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야케 연구주간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일본에 위협"이라면서 "일본은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끈기 있게 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이 엄중함을 더하는 가운데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는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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