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 아동 정신건강 지원 적어"
"경제난·원격수업 등 빈곤층 교육 기회 제한"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빈곤층 어린이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각국 정부가 이를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유니세프는 전날 발표한 '세계 어린이 상태 연구' 보고서에서 어린이 정신건강에 관해 이같이 경고했다.
유니세프는 이번 연구가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연구라고 전했다.
유니세프는 또 학교 폐쇄 등을 강요한 코로나19 위기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을 뒤흔들고,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이들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측정하는 데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신과 의사 등 전문가들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서 자살 충동, 불안, 섭식 장애 등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감지했다고 AP는 전했다.
이 외에도 아이들은 봉쇄와 원격 수업으로 인한 교유 관계와 일상생활 분리, 코로나19로 인한 부모나 조부모의 사망 등 다른 어려움에도 처해 있다.
헨리타 포어 유니세프 상임이사는 "전 국가적 봉쇄와 코로나19 관련 행동 제한으로 아이들은 가족, 친구, 교실, 놀이 등 유년기 핵심 요소가 결여된 채 보내고 있다"며 "이에 대한 영향은 상당하고,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전에도 많은 아이가 정신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정부는 이런 중요한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너무 적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니세프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아이들의 행동 문제가 유발됐고, 특히 자폐증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아이들이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또 학교 폐쇄 이후 진행되는 원격 수업 역시 빈곤층 아이들에게는 교육의 기회를 제한하는 요소가 됐다고 유니세프는 강조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취학 아동 3명 중 1명이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없거나 TV가 없어 원격 수업에 참여할 수 없다.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올해 7월까지 5명 중 2명이 학교를 중퇴했다.
유니세프는 코로나19가 취업이나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빈곤에 빠진 어린이 수가 급증해 지난해에만 1억4천200만 명의 아이들이 빈곤에 빠졌다고 밝혔다.
유니세프는 "금융 위기와 학교 폐쇄로 인해 더 많은 어린 신부들이 강제로 결혼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여진은 앞으로 수년 동안 아이들과 보호자의 행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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