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잇따른 터키, G20 중 막차로 파리기후협약 비준

입력 2021-10-07 18:08  

자연재해 잇따른 터키, G20 중 막차로 파리기후협약 비준
터키 의회 만장일치로 파리기후협약 비준안 가결
올해 들어 산불·호수·해양 점액 등 자연재해 잇따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주요 20개국(G20) 중 유일하게 파리기후변화협약(이하 파리기후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터키가 의회에서 파리기후협약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터키 의회는 6일(현지시간) 밤 여·야 만장일치로 파리기후협약을 비준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 전 파리기후협약의 비준 절차를 마칠 것"이라고 밝힌 지 8일 만이다.
터키의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은 "늦었지만 역사적인 조처"라며 파리기후협약 비준을 환영하면서도 "이제 터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유엔도 터키의 파리기후협약 비준을 환영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아나돌루 통신에 "모든 국가가 지속해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G20이 이에 앞장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 제21차 기후변화협정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파리기후협약은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그간 G20 국가 중 파리기후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국가는 터키가 유일했다.
터키는 2016년 파리기후협약에 서명한 첫 번째 국가 중 하나였으나, 터키 의회는 터키가 선진국이 아닌 개도국으로 분류돼야 한다며 비준을 거부했다.
터키가 입장을 바꿔 파리기후협약 비준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자연재해가 잇따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터키에서는 지난 8월 대규모 산불이 열흘 넘게 발생해 8명이 사망한 데 이어 홍수 피해까지 겹쳐 82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한국에서는 터키에서 활약한 국가대표 배구 선수 김연경 선수의 팬을 중심으로 산불 피해를 본 터키에 묘목을 기부하자는 운동이 일었다.
또 6월에는 이스탄불 인근 해역에서는 '바다의 콧물'로 불리는 해양 점액이 대량 발생했으며, 홍학의 서식지로 유명한 소금호수에서 홍학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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