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동결자금 안풀면 한국 드라마 방영 중단할 수도"

입력 2021-10-0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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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 "동결자금 안풀면 한국 드라마 방영 중단할 수도"
"아이들이 드라마 속 한국인, 우리 돈 안 주는 사람과 같냐고 묻는다"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외무장관이 한국 내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란에서의 한국 드라마 방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반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한국이 지난 3년간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행동하지 않았다"며 "(한국이)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IRIB(국영 방송)를 통한 한국 드라마 방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아이들이 집에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데, '드라마 속 한국인이 우리의 돈을 돌려주지 않는 이들과 같은 사람들이냐'고 묻는다"고 주장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최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통화에서도 이렇게 문제를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문화 교류에 있어서 국가 간 관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기 위해 한국 드라마 사례를 언급했다고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덧붙였다.
이란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주몽'과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영애가 주연한 '대장금'은 2006년 10월부터 약 1년간 국영방송 IRIB를 통해 방송돼 90%에 육박하는 전설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대장금'의 주인공 이영애는 2017년 이란 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7일 현재 이란에서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는 '나의 나라'(IRIB), '대왕의 꿈'(채널 타머샤), '프레지던트'(채널 오포크), '뉴하트'(채널 타머샤), '해를 품은 달'(채널 오미드) 등이다.
한국 내 이란의 동결자금은 70억 달러(약 8조3천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으며, 이란 정부는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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