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12.5% 고수…다국적 기업 유치 미끼
미·EU 압박에 15% 대열 동참…1천500개 기업 영향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아일랜드가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 도입에 동참키로 했다.
아일랜드 의회는 7일(현지시간) 2003년 1월부터 적용했던 법인세율 12.5%를 인상하도록 의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아일랜드는 경제 성장을 위해 지난 18년 동안 법인세를 유지, 전 세계 대기업 본사를 유치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법인세율 인상에도 반대했지만, 국제적 압력이 커지면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유럽연합(EU)과 영국도 아일랜드의 낮은 법인세율 전략을 비판해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8일 법인세 최저세율을 15%로 정하는 합의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130여개국이 동의하고 있다.
새로운 법인세율은 오는 2023년부터 1년간 전 세계에서 수익이 7억5천만 유로(1조339억원)를 넘는 기업에 적용되며, 그 이하는 기존 법인세율이 유지된다고 아일랜드 정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1천500개 외국 다국적 기업과 56개의 아일랜드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된다.
아일랜드는 또 최저 법인세율을 도입하는 대신 EU로부터 하한선 이상으로는 법인세를 올리지 않는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미 지난 2015년 국가별 세금 차이를 이용해 법인세를 낮추는 이른바 '더블 아이리시'(double Irish)가 금지됐기 때문에 최저 법인세율 도입으로 글로법 기업들이 빠져 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가디언이 전했다.
한편 아일랜드는 낮은 법인세율을 유지하면서 구글과 야후, 애플, 인텔, 페이스북, 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 1만여개를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외국 기업을 적극 유치함에 따라 지난해 아일랜드 일자리의 32%는 다국적 기업에서 창출됐으며, 전체 고용세의 49%가 여기서 나왔다.
파스칼 도노호 재무장관은 "새로운 합의에 따라 아일랜드의 이익이 더욱 증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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