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면화 제재에 호주산 면화 수입도 4월 이후 재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호주와 무역 분쟁을 벌이며 비공식적으로 중단해왔던 호주산 구리와 면화 수입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공식 무역 자료를 인용, 중국이 지난 6월 호주산 구리(동정광) 1만1천t을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3천만 달러(약 358억원) 규모로, 중국이 호주산 구리를 수입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7월 이후에는 호주산 구리의 수입 기록이 없어, 중국이 호주산 구리 수입을 계속할지는 알 수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가 회복하면서 칠레와 페루 등 남미에서 구리 수입을 늘려왔다.
그러나 지난 여름 이들 국가의 정치 사정 등으로 구리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호주산 구리를 6개월 만에 수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이후 중단했던 호주산 면화의 수입도 지난 4월 재개했다.
중국은 4월 1만t을 수입한 이후 매달 2천~3천t의 면화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입을 중단하기 전 매달 8만t씩 수입하던 것에 비해서는 적지만, 미국과 유럽 등지 의류업체들이 중국 신장(新疆)산 면화를 사용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중국 의류업체들이 외국산 면화를 수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2021~2022 시즌 수확되는 호주산 밀의 최대 수입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SCMP는 "이 같은 상황이 영구적일 것이라는 신호는 많지 않지만, 중국 경제가 코로나 팬데믹에서 회복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 부족과 정치적 긴장이 중국으로 하여금 호주산 제품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호주가 지난해 4월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한 이후 호주에 대해 전방위적인 '보복 조치'를 취해왔다.
이에 따라 호주산 쇠고기, 보리, 와인, 석탄, 랍스타 등의 중국 수출이 제한되고 있다.
공식 수입금지 조치는 없지만 고율관세 부과, 통관 지연 등으로 호주산 여러 제품의 수입을 막은 것이다.
미국 무역대표부 출신 스티븐 올슨 힌리치재단 연구원은 중국이 호주를 상대로 무역 보복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자기 발등을 찍는 것은 피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톈레이 황 연구원은 중국의 호주산 제품 수입 재개가 중국의 실용주의를 보여주는 동시에 무역을 무기화하는 국가들이 항상 이길 수만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의 경우 중국의 제재는 어떠한 만족스러운 결과도 낳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중국은 앞으로도 자국 경제에 피해가 올지언정 외교의 수단으로 무역 제재를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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