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뇌졸중의 '골든 타임' 6시간·48시간·3개월

입력 2021-10-09 07:00   수정 2021-10-12 11:37

[위클리 건강] 뇌졸중의 '골든 타임' 6시간·48시간·3개월
늦어도 6시간 내 병원 가고 48시간 내 재활치료 개시해 3개월 집중시행
예방하려면 평소 고혈압·당뇨·고지혈 관리하고 술·담배 삼가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면서 일교차가 큰 계절에 조심해야 하는 병 중에 '뇌졸중'이 있다. 뇌혈관 이상으로 뇌세포 등이 손상돼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졸중은 혈전에 의해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죽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전체 뇌졸중의 70% 정도는 뇌경색이다. 사망률은 뇌경색보다 뇌출혈이 더 높다.
뇌졸중 치료에는 3개의 '골든 타임'(golden time)이 있다고들 한다는 게 이승훈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의 설명이다. 각각 '늦어도 6시간 내에 급성기 치료', '48시간 내에 재활치료 시작', '3개월간 재활치료 집중 시행'이다.
뇌졸중 증상은 국소적으로 나타난다. 한쪽 팔이나 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이 가장 흔하고 신체 일부가 마치 남의 살처럼 느껴진다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결코 안 되며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승훈 교수는 "급성기 치료의 '골든 아워'(golden hour)가 6시간이라고 해서 이때까지만 가면 되겠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무조건 빠르면 빠를수록 치료 효과가 더 좋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본격적 뇌졸중의 전조인 '일과성 허혈 발작'이 나타나더라도 환자가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풀리면서 뇌졸중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으로, 말하자면 '미니 뇌졸중'이라고 할 수 있다.
마비나 감각 이상, 발음장애 등의 증상이 10분 이내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환자들은 머지 않아 본격적 뇌졸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
이승훈 교수는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리면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뇌졸중이 다시 올 수 있고, 별 일 아닌 것으로 치부해 버티다가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며 "뇌졸중 증상이라는 생각이 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뇌졸중 환자가 병원에 가서 급성기 치료를 받고 나서는, 증상 발생 후 48시간이 지나기 전에 재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또 그로부터 3개월간 재활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아야 하며,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환자가 정상 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지 여부를 좌우한다.
이 교수는 "이 시기는 절대 돌아오지 않으므로 이때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성기 치료가 끝났다면 굳이 상급종합병원 등 큰 병원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뇌졸중으로 입원중인 환자들에게 조언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재활치료실 규모 대비 환자가 많은 편이어서 개개인에 주어지는 시간이 충분치 않고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에 일주일 정도 입원한 후에는 규모가 좀 더 작고 재활에 집중할 수 있는, 비교적 작은 병원으로 옮겨서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도 고려할 만한 방법"이라며 적기에 재활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고혈압, 당뇨, 고지혈을 관리하고 술과 담배를 삼가야 한다. 혈압 관리만 잘해도 뇌졸중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적당한 신체활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이처럼 뇌혈관 상태를 좋게 만들기 위한 건강 관리와 생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잘 지키면) 자연스럽게 뇌졸중이 예방되는 건 물론이고 혹시 뇌졸중이 생기더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예후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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