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심리 연구하다 스스로 일탈행위…"방화에 매료된 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범죄자 심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미국 범죄학 교수가 7건의 산불을 일으킨 혐의로 붙잡혀 구치소에 수감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범죄학 교수 게리 메이너드(47)가 캘리포니아주 국유림 일대에서 연쇄 산불을 일으킨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메이너드는 지난 8월 수사 당국에 체포됐고 현재 새크라멘토 구치소에 수감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메이너드는 래슨 국유림과 섀스타트리니티 국유림에서 7건의 산불을 냈다.
메이너드는 뉴욕 스토니브룩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채프먼, 소노마 대학에서 범죄학을 강의한 교수였다.
그는 1978년 남미 가이아나 정글에서 벌어졌던 존스타운 사건에 관심이 많았다.
이 사건은 사이비 종교집단 마을 존스타운에서 교주와 신도 900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그는 존스타운 사건을 연구하며 자아도취적 인격 장애를 겪는 범죄자 심리와 사회적 일탈 행위를 파헤쳤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메이너드는 범죄를 학문적으로만 연구하는 데서 벗어나 스스로 범죄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일탈은 지난 7월부터 두 달 동안 이어졌다. 국유림과 산불 현장을 수시로 드나들며 연쇄 방화를 저지른 것이다.
메이너드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은 그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 수업을 할 때 어두컴컴한 침실에 홀로 앉아 강의했고 자신의 정신 건강과 소송 문제 등 사적인 얘기도 털어놨다.
NYT는 법원 자료를 인용해 "메이너드는 학생들에게 나무와 산의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보냈다"며 "방화에 마음을 빼앗긴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검찰은 "메이너드는 위험한 방화범으로, 그가 어디로 가든지 계속 불이 났다"며 "범죄 전문가가 스스로 범죄자가 됐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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