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반도체 공격적 투자 예고…박정호 "큰 움직임 준비할 때"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기업분할을 확정짓고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를 통해 통신을 넘어선 도약을 꾀한다.
통신과 비통신 사업이 함께 있던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공정거래법상 투자 확대에 제약을 받아온 SK하이닉스[000660]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SKT)은 다음 달 1일 통신 분야를 맡는 존속회사 'SK텔레콤'과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영역을 맡는 'SK스퀘어'로 인적분할된다.
존속회사인 SKT는 5G와 인공지능(AI), 구독 서비스, 디지털인프라 등 통신 중심 사업에 집중하고, 신설회사인 SK스퀘어는 반도체와 ICT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SKT는 지금까지 보안과 커머스, 모빌리티 등 다양한 ICT 신사업을 벌였으나, 통신사 브랜드 하에서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분할을 'SKT 2.0시대'로 규정한 박정호 CEO는 "그간 SKT는 통신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온전히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며 "회사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밝혔다.
산하에 SK하이닉스 등을 편제할 SK스퀘어는 국내외 반도체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그간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로서 인수합병을 하기 위해서는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만 해 투자 확대에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ICT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가 직접 투자에 나설 경우 기존보다 반도체 사업 투자가 수월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박정호 CEO는 앞서 올해 4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시장이 크게 재편되고 있다"며 "시장에서 큰 움직임을 준비할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자회사의 배당수익과 기업공개(IPO) 등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예정으로, 원스토어, ADT캡스 등의 IPO가 추진되고 있다.
업계에선 과거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때보다 더욱 활발한 투자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T로선 내년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에 따른 지분율 상향 부담도 덜게 됐다.
개정 공정거래법은 지주사가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기존 20%에서 30% 이상으로 높이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SKT가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1%로, 연내 지배구조를 개편하지 못하면 내년에 지분율 10%를 끌어올리기 위해 10조원 상당의 재원이 소요될 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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