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미지급…이달 중 유예기간도 종료
당다이·신위안·신리 등 상환기일 줄줄이 도래…연쇄 디폴트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유동성 위기로 파산설이 돌고 있는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달러채 이자를 또 지급하지 못했다.
헝다로 시작한 위기설이 당다이(當代·Modern land China), 신위안(?苑) 부동산, 신리(新力·Sinic)홀딩스 등 다른 중국 부동산 회사들로 번지면서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이날 지급해야 하는 달러 회사채 3건에 대한 이자 1억4천800만달러(약 1천774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2022년 만기의 금리 9.5%, 2023년 만기의 금리 10.0%, 2014년 만기의 금리 10.5% 회사채 등 3건에 대한 이자다.
다만 이날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도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공식 채무불이행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이미 헝다그룹은 지난달 23일과 29일, 두 차례 달러채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달 중 이들 이자 지급의 유예기간이 끝나지만, 지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유동성 위기는 다른 부동산 업체들로 확산하고 있다. 채권 상환기일이 줄줄이 돌아오면서 기업별로 채무불이행을 피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국의 또 다른 부동산 업체 당다이는 이달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이자 상환을 3개월 미뤄달라고 채권자에게 요청했다.
신위안 부동산은 오는 15일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원금의 5%만 지급하고, 해당 채권을 2023년 만기 채권으로 교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신용평가사 피치는 신위안 부동산의 신용등급을 기존 'CCC'에서 'C'로 강등했다.
당다이와 신위안이 지불해야 하는 달러채 원리금은 각각 13억5천만달러(1조6천186억원), 7억6천만달러(9천112억원)에 이른다.
신리홀딩스도 2억5천만달러(2천997억원) 상당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신리홀딩스는 유동성 우려가 불거지면서 지난달 20일 주가가 하루 만에 87% 폭락한 뒤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신리홀딩스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CC'로 내렸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헝다 등 부동산 업체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부동산 시장 전반의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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