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보고서…"현지 작가 발굴 등 동반성장 모색해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해 웹툰을 포함한 만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3일 발표한 '아세안 웹툰 시장 동향 및 진출 전략 : 인도네시아, 태국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웹툰을 포함한 만화 수출액은 6천482만달러(한화 약 777억원)로, 전년 대비 40.9% 증가했다.
이는 문화콘텐츠 전체 수출 증가율(6.3%)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특히 최근 3년간(2018~2020년) 문화콘텐츠 11개 부문 중 웹툰을 포함한 만화의 수출액 연평균 증가율은 17%에 달해 음악(6.9%)이나 게임(4.2%)을 크게 앞질렀다.
보고서는 만화 중에서도 웹툰을 차세대 한류를 이끌 산업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데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콘텐츠 공급 주기가 일정해 고정 독자층을 모으기 유리하다는 점에서다.
또 1화에 50컷 내외로 호흡이 짧다는 점과 독자의 피드백이 빠르게 반영되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보고서는 여러 해외 시장 중에서도 웹툰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웹툰 생태계 활성화의 기반이 되는 국민소득과 스마트폰 인프라, 교통수단 측면에서 두 나라의 웹툰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인구가 2억7천만명을 넘는 인도네시아는 중위 연령(전체 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위치한 사람의 연령)이 29.7세로 젊은 편이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전체 전자결제의 60% 이상을 차지해 웹툰의 유료모델 전환이 유리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태국은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이 70%를 상회하는 가운데 산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어서 웹툰 이용자 증가가 기대된다. 아울러 문화 개방도가 높고, 아세안 국가 중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다음으로 높은 것도 태국 웹툰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는 배경 중 하나다.
실제로 웹툰을 제공하는 국내 대형 플랫폼 업체들은 잇달아 현지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보고서는 다만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의 86.7%가 무슬림인 점을 감안해 폭력성이나 선정성을 조절할 필요가 있고, 태국은 불법유통 문제가 매우 심각한 만큼 이를 근절하는 것이 필수라고 밝혔다.
또한 현지 작가를 발굴하는 등의 방식으로 동반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지원 연구원은 "해외 진출 시 한국 웹툰 생태계를 그대로 이식하기보다 현지 문화의 특색을 고려하는 동시에 현지에서 자생하는 웹툰 생태계를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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