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법률문서 서명, 실사 등 선행돼야"…1년 가까이 승인 지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심사를 중단한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안에 백신을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WHO 관계자가 12일(현지시간) 밝혔다.
WHO 선임 연구원 수미야 스바미나탄은 이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백신 긴급사용 승인에 필요한 법률 문서들이 러시아와 WHO 양측에 의해 서명된다는 조건을 달아 이같이 전망했다.
스바미나탄은 "(WHO의 긴급 사용 승인) 평가작업이 재개되기 전에 양측이 서명해야 할 몇몇 법률 문서들이 있다"면서 "러시아 측은 조만간 이 문서들이 서명될 수 있다고 확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백신) 보고서 평가 작업과 (양측의) 대화가 재개될 것이고, 그 뒤 (러시아 현지) 실사가 예정돼 있다"면서 "실사가 연말 전에 이루어져 (평가) 작업이 (연내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WHO 측은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대한 평가 작업이 백신 보고서 자료 등 일련의 법률 문서 미비로 잠정 중단됐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WHO는 올해 중반 러시아 내 7개 스푸트니크 V 백신 생산 시설 중 4곳을 점검하고 그 가운데 1곳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WHO 실사단은 러시아 남부 우랄지역 도시 우파에 있는 스푸트니크 V 생산 공장에서 환경보호와 폐기물 처리 규정과 관련된 위반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이 업체가 문제를 시정한 뒤 WHO 전문가들이 생산 시설에 대한 재점검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WHO는 또 러시아 측에 백신과 관련한 추가자료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대한 승인 신청을 지난해 하반기 WHO에 제출했지만, 지금까지 승인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의약품 평가·감독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도 WHO와 보조를 맞추며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승인하려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스푸트니크 V는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 전에 1·2상 결과만으로 러시아 정부의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한때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그러다 지난 2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상 결과가 실리고, 승인 국가들이 70개까지 늘면서 백신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