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EU, 키예프서 정상회담…"정치 결속·경제통합 강화키로"

입력 2021-10-13 00:48  

우크라-EU, 키예프서 정상회담…"정치 결속·경제통합 강화키로"
EU, 러와 대치 우크라 지지 확인…우크라, 대러 제재 강화 촉구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언제 EU 회원국 되나?" 일정 제시 요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회담하고 양측의 협력과 통합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정상은 그러나 EU 지도부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관한 정확한 일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AP·AFP·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회담 뒤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와 EU 간 정치적 결속과 경제 통합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의 지속적 개혁이 EU 27개 회원국과의 경제·통상 관계를 증진하고, 우크라이나의 점진적 EU 시장 통합을 위한 조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EU는 또 지난 2014년 체결된 협력협정의 틀 내에서 경제적 통합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지난 2014년 6월 정치·외교, 경제, 사회 분야 등에서의 포괄적 협력을 규정한 협력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EU 지도자들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 영토적 통합성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미국과 함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러시아와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외교적, 경제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중앙정부 간 무력 대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돈바스 분쟁 해결의 진전이 없는 것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면서 EU가 대러 제재를 강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최근 완공된 러시아-독일 직결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우회하는 이 가스관이 본격 가동되면 러시아가 기존의 우크라 경유 유럽행 가스관을 폐쇄함으로써 연 20억 달러 상당의 통과 수수료를 잃게 되고, 가스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안보를 지원할 것이며, 우크라이나가 슬로바키아 등 이웃 EU 국가들로부터 가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우크라이나와 EU는 이날 정상회담 뒤 '통합 항공 공간에 관한 협정'도 체결했다.
이 협정은 유럽 항공사들과 우크라이나 항공사들이 EU와 우크라이나의 공항 사이를 아무런 제약 없이 운항할 수 있도록 해주는 문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전망과 관련해 "우리는 유럽의 한 가족이며 함께 일하고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우크라이나가 사법제도 개혁과 대기업들의 영향력 제한과 같은 경제제도 개혁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EU가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지위 획득 일정을 명확히 하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우리는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종착점이 어디인가? 그것이 있기나 한가? 모든 우크라이나인은 그 신호를 듣고 싶어한다"고 토로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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