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가톨릭, 아동성범죄 반성문…"고해비밀이 법보다 우선 아냐"

입력 2021-10-13 10:37  

프 가톨릭, 아동성범죄 반성문…"고해비밀이 법보다 우선 아냐"
'33만명 성학대' 파문에도 '비밀유지가 우선' 고수했다가 역풍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프랑스 가톨릭 교회가 아동 성학대 파문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고해성사 비밀유지가 법보다 위에 있을 수는 없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에릭 드 물랭 보포르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동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고해성사 비밀유지 의무가 법보다 우위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과 면담을 마친 뒤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앞서 물랭 보포르 의장은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고해성사 비밀유지가 "어떤 면에서는 프랑스 법 위에 있다"며 경찰에 신고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가 이같이 입장을 바꾼 것은 가톨릭 성직자의 아동 성학대 파문으로 프랑스 정부가 압박에 나서면서부터다.
가브리엘 아탈 정부 대변인이 7일 "프랑스에서 프랑스 법보다 위에 있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은 데 이어 다르마냉 내무장관도 12일 면담에서 가톨릭 측 입장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그러면서 신부들이 아동 성범죄 혐의와 관련해서는 고해성사에서 들은 어떤 것이라도 경찰에 알려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프랑스 가톨릭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는 지난 5일 프랑스 가톨릭 교회에서 지난 70년간 21만6천 건에 달하는 아동 성(性) 학대가 벌어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교회가 운영하거나 교회와 연계된 기관에서 발생한 학대까지 합치면 피해 아동이 33만명에 달하며, 가톨릭 당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체계적인 방법"으로 이를 은폐했다고 위원회는 폭로했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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