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 탄 롤러코스터, 운행 중 10분간 정지 사고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해리 포터와 금기의 여행' 80분, 트랜스포머 롤러코스터 70분.
연합뉴스가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찾았을 때 일부 인기 놀이시설은 평일인데도 이처럼 1시간이 넘는 예상 대기 시간을 표시하고 있었다.
오후 9시 폐장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대부분 놀이시설 대기 시간이 30분 이하로 내려갔지만 '쥬라기 플라리어' 같은 시설은 여전히 대기 예상 시간이 70분에 이르렀다.
할리우드 영화 배급사 유니버설이 만든 테마파크인 베이징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지난달 20일 개장 후 자금성, 만리장성 등과 함께 베이징 최고의 인기 관광지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상하이의 디즈니랜드에 이어 중국에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테마파크가 또다시 들어선 것이다.
2016년 상하이에 디즈니랜드가 생겼을 때와는 달리 몇 년째 이어진 미중 갈등으로 반미 정서가 한껏 고조된 상황에서도 베이징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인기몰이하고 있다.
전날은 평일이라 그런지 비교적 풍족한 환경에서 애국주의 교육을 받고 자라 중화민족의 자부심이 강한 20대가 다수였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는 중국 내에서 현지 기업의 대체재를 찾기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베이징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미국 2곳과 일본 오사카,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3번째다.
해리포터, 트랜스포머, 쥬라기월드, 미니언즈, 쿵푸팬더, 워터월드 등의 테마로 이뤄졌다.
입장권 가격이 비싸고 각종 비용이 많이 들지만 연일 관람객이 밀려든다.
정식 개장 첫날 입장권은 1분 만에 다 팔리고 접속자가 몰려 공식 앱이 먹통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1∼7일 국경절 황금연휴에도 입장권은 매진됐으며 붙어있는 호텔의 객실도 동났다.
입장권은 국경절 연휴 등 특정일의 가격이 748위안(약 13만8천원)이다. 현재 가격은 주말 638위안(약 11만8천원), 평일 528위안(약 9만8천원)이다.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상하이 디즈니랜드보다 비싸다는 불평이 나온다.
각 놀이 시설에 신속하게 입장할 수 있는 별도의 '익스프레스' 티켓은 다른 곳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달리 비싼 돈을 내고 사고 싶어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핫도그 40위안(약 7천400원), 생수 10위안(약 1천900원) 등 먹거리 가격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법 지팡이와 가운 등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관람객도 많았다.
해리포터 구역에서 마법 지팡이를 판매하는 상점에는 30분 이상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지팡이는 일반형이 300위안(약 5만5천원), 기능형은 350위안(약 6만5천원)에 이르지만, 기능형은 개장 후 2시간도 되지 않았는데도 말포이 등 비선호 캐릭터의 지팡이만 남고 다른 제품은 다 팔렸다.
해리포터의 버터비어도 50∼80위안의 가격에도 인기가 높아 20∼30분 정도 줄을 서야 했다.
베이징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계획보다 몇 달 늦게 문을 열었다.
관람객은 각 놀이시설을 탈 때마다 건강코드를 스캔하고 실내외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쓰도록 요구받았다. 관리 직원들이 마스크를 내린 관람객을 발견하고 주의를 주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한편 베이징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안전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최고 인기 시설 가운데 하나인 트랜스포머 롤러코스터(디셉티코스터)가 운행 중 작동을 멈추는 사고가 있었다.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께 롤러코스터가 운행 중 갑자기 멈춰 타고 있던 관람객 30명이 10분가량 공중 궤도에 멈춰 있다가 비상 사다리를 이용해 내려왔다.
린(林)모씨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측이 시설 안전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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