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공급망 대란에 세계경제 3분기 둔화 전망

입력 2021-10-14 10:21  

인플레·공급망 대란에 세계경제 3분기 둔화 전망
각국 제조업 전방위적 원자재·부품 수급난…미국 물가 5%대 고공행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 상승세로 인해 3분기 세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경제 수치들을 보면 항만 화물처리 적체, 원자재와 각종 부품의 공급 병목 현상 등으로 세계 각국의 산업생산이 흔들리고 있다.
이날 영국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영국 8월 국내총생산(GDP)은 전월 대비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제한조치가 7월 중순에 거의 모두 해제된 덕분에 서비스 부문이 성장했으나, 제조 부문은 공장들이 공급망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경제 성장에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특히 영국은 트럭 운전사 부족으로 항만 적체 현상이 심각하다.
영국 최대 상업항인 펠릭스토우항에 컨테이너를 내릴 공간이 부족해지자 세계적인 해운선사 머스크는 영국이나 유럽의 다른 항만에 화물을 부리고 나서 작은 선박을 이용해 이를 펠릭스토우항으로 나르는 실정이다.
일본은 8월 기계류 수주가 전월 대비 2.4% 감소해 시장의 수주 증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스웨덴은 8월 GDP가 3.8% 줄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밑돌았다. 운송 문제와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제조업 생산이 4.5% 감소한 영향 때문이다.
스웨덴 볼보자동차는 자동차 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반도체 칩 공급 부족 여파로 8월에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유럽의 경제대국 독일은 8월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4.0% 감소했다.
이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생산 감소에 기인한다고 독일 연방통계청은 설명했다.
독일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은 9월에도 이어졌다.
독일 자동차회사 오펠은 반도체 수급난에 연말까지 아이제나흐 공장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9월 말에 밝혔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전력난까지 겹치며 독일 회사의 자동차 판매가 9월에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급감하기도 했다.
중소기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국책은행 독일재건은행(KfW)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380만개사의 절반가량이 철강, 알루미늄, 플라스틱, 목재 등 전방위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우선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미국 소비지출의 급격한 감소를 이유로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7.0%에서 6.0%로 1.0%포인트나 내렸다.
이에 앞서 이달 10일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소비 회복 지연 전망 등을 내세우며 미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5.7%에서 5.6%로 소폭 낮췄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5.4% 상승한 것으로 이날 발표됐다. 이로써 5개월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해갔다.
저널이 실시한 경제전문가 설문 결과에 따르면 중국 3분기 경제성장률은 5.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대대적인 전력난,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인해 2분기(7.9%)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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