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LNG선 발주 잇따라…작년 발주 없던 중국, 올해 10척 주문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전 세계 조선 시장에서 한국과 자웅을 겨루는 중국과 일본이 국내 조선사에 발주하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자국 발주율이 100%에 가까운 두 국가가 다른 국가에, 특히 경쟁국인 한국에 발주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한국이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15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은 일본 국적 선사들로부터 총 56만2천833CGT(11척)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선종은 LNG선 5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척, 탱커 2척 순으로 LNG선들은 일본 최대 선사인 미쓰이OSK상선이 대우조선해양[042660]에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락슨리서치 집계에는 빠졌지만, 삼성중공업[010140]이 지난달 말 수주한 1조원 규모의 LNG선 4척도 러시아 선사인 소브콤플로트와 일본 NYK가 공동으로 발주한 물량이다.
과거 세계 조선 1위 국가였던 일본은 최근 자국 1~2위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과 마린 유나이티드 합작사인 '니혼 십야드'(NSY)를 설립하는 등 한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절치부심 중이다.
이러한 일본이지만 건조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LNG선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한국에 발주를 넣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LNG선은 운항 시 영하 163도 아래로 온도를 유지하고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특히 일본 선사들의 LNG선 발주분은 러시아가 추진 중인 'ARCTIC(북극·아틱) LNG-2' 프로젝트에 모두 투입되는데 이러한 쇄빙선들은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빅3'가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중국 선사들의 국내 발주도 이어졌다.
클락슨리서치 집계를 보면 중국 선사들도 최근 한국에 컨테이너선 10척(10만1천990 CGT)을 발주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이 한국에 발주한 선박이 한 척도 없었다.
중국은 고부가가치 선박에 주력하는 한국과 달리 저가 수주가 대부분이고, 자국 발주율이 100%에 가깝다. 특히 중국이 자국 조선소보다 비싼 가격을 주고 한국에 발주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간산업인 조선은 한국과 중국, 일본 모두 자국 발주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 "특히 경쟁국에 발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