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즐리 사무총장 "기후위기가 식량위기 부채질…선제 대응해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기후변화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전 세계 기아 인구가 2억 명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1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둔 WFP는 '세계 식량의 날'(10월 16일)을 앞두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WFP 분석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가량 상승하면 전 세계적으로 기아 인구가 1억8천900만여 명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농사와 고기잡이, 가축 등에 생계를 의존하는 빈곤층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후 위기 발생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이들이 오히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다.
이곳 남부지역에서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식량 위기로 수많은 생명이 경각에 달렸다.
지속된 가뭄으로 이 지역 주민 110만 명이 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가운데 1만4천 명은 아사 위험에 부닥쳤다. 이 수치는 올해 말까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 8월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계속된 가뭄에 분쟁과 경제적 어려움이 더해져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굶주리고 있다고 WFP는 전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마다가스카르에서 온두라스, 방글라데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매일 기후 위기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며 "기후 위기가 식량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또 "이러한 재앙을 계속 감당하기는 어렵다. 위기가 닥친 뒤 구호에 나서는 방식을 벗어나 기후 위기가 더는 취약 지역의 식량 안보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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