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극심한 슬픔, 분노, 공포 같은 심리적 충격을 받았을 때 일시적으로 심근경색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는 '상심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세다스-시나이 메디컬 센터(Cedars-Sinai Medical Center) 슈미트 심장 연구소(Smidt Heart Institute)의 수전 청 박사 연구팀은 상심증후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50세 이후 여성들에게서 급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4일 보도했다.
2006~2017년 모두 13만5천463건의 상심증후군이 발생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상심증후군은 남녀 모두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환자의 88.3%가 여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50~74세 여성은 남성과 50세 이하 여성보다 상심증후군 발생률이 최소 6배에서 12배까지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상심증후군이 특히 유달리 중년 내지 노년 여성에게 나타나는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폐경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스트레스 상승이 원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상심증후군은 마음과 심장과 몸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정신 건강과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에 "분명한" 연관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에 진행된 것이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스트레스가 상심증후군을 더 증가시켰을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하고 있다.
의료인들 사이에 상심증후군에 관한 인식이 커지고 있는 만큼 상심증후군의 전반적인 증가는 예상 못 한 것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일본에서 특히 많이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심증후군은 공식 명칭이 '타고츠보 심근증'(Takotsubo cardiomyopathy)이다.
온몸으로 혈액을 펌프질해 내보내는 심장의 좌심실이 마치 '문어 항아리'(타코츠보)처럼 일시적으로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좌심실이 부풀어 오르면 심장의 펌프 능력이 떨어지면서 흉통, 호흡곤란 같은 심근경색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치명적이지만 살아남으면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회복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차 심혈관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심증후군은 배우자, 자식, 부모의 돌연한 사망,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같은 극도의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흔히 나타나는 스트레스 유발성 심근증으로 아드레날린 등 호르몬의 과다분비와 함께 심장의 펌프 능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가슴이 터질 듯한 아픔과 함께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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