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촬영 중 친구살해 자백한 미국 갑부에 종신형

입력 2021-10-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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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촬영 중 친구살해 자백한 미국 갑부에 종신형
아내 실종 관련한 범죄 숨기려 증인 살해한 혐의
부동산 재벌 상속자…질긴 도피행각에 마침표 찍힐 듯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다큐멘터리 촬영 중 자신이 저질렀던 살인을 자백한 미국 뉴욕의 부동산 재벌 상속자 로버트 더스트(78)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UPI통신과 AP통신, 더힐 등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1심 법원 마크 윈덤 판사가 아내 캐슬린 매코맥 더스트 실종과 관련된 자신의 죄를 은폐하고자 2000년 총으로 친구 수전 버먼(당시 55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더스트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윈덤 판사는 더스트의 범죄를 '증인 살해'라고 표현하며 "(살해된) 수전 버먼은 비범한 사람이었다"며 "그녀를 살해한 것은 우리 사회에 끔찍한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법원 배심원단도 더스트가 친구 버먼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1급 살인 유죄를 평결했다.
이날 갈색 죄수복을 입은 더스트는 법정에 들어설 당시 긴장된 눈빛을 보였고, 휠체어에 앉은 채 판결을 기다렸다.
또 판결 직후 더스트 측 변호인단은 항소할 뜻을 밝혔다.
이밖에 이날 법정에서는 살해 피해자 버먼의 유족들이 더스트를 향해 숨진 아내 캐슬린의 시신이 있는 곳을 밝히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더스트는 친구 버먼 외에도 1982년 실종 당시 29세 의대생이었던 아내 캐슬린, 2001년 텍사스주에서 도피 생활 중 자신의 신원을 알아낸 이웃 모리스 블랙 등 2명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더스트는 이 2건 가운데 블랙을 살해한 혐의로는 기소됐으나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무죄 평결을 받았다.
하지만 아내 캐슬린 살해 혐의로는 지금껏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법원이 더스트가 아내를 살해했다는 증거를 바탕으로 버먼 살인사건에 대한 유죄를 선고한 까닭에, 그를 캐슬린 살해 혐의로 기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더스트는 뉴욕의 대형 부동산 회사 '더스트 오가니제이션' 설립자인 조지프 더스트의 손자이자 시모어 더스트의 아들이다.
그는 오랫동안 법망을 피했으나 그의 삶과 범죄 행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촬영 중에 나온 증거로 덜미가 잡혔다.
그는 인터뷰 촬영이 끝나고 나서 화장실에서 마이크가 켜진 상태로 무심결에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물론 그들을 다 죽여버렸지"라고 혼잣말을 내뱉었고, 검찰은 이를 자백으로 봤다.
'더 징크스'란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2015년 HBO에서 방영됐으며 더스트는 마지막 편이 방영되기 전날 뉴올리언스의 호텔에 숨어 있다가 체포됐다.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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