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선거제가 '애국자'만이 출마할 수 있도록 바뀌면서 민주진영 후보들의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 풀뿌리 야당이 당원의 선거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15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홍콩 야당인 홍콩민주민생협진회(香港民主民生協進會·ADPL)는 전날 회의를 통해 오는 12월 치러지는 입법회(홍콩 의회) 선거에 당원이 입후보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민생협진회 융육 대표 대행은 전날 2시간여 격렬한 토론을 통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으며 집행부 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지지자들은 선거에 참여하는 게 소용없는 일이라고 믿지만, 다른 쪽에서는 우리가 입법회에서 민생 이슈에 대해 의견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입법회에서 한 종류의 목소리만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자신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일부 지지층의 이탈은 감수해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민생협진회는 그간 주로 구의회 의원들을 배출해온 풀뿌리 정당이다.
앞서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은 지난 11일 마감한 입법회 선거 예비 출마자 신청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 민주진영은 사실상 궤멸 상태다.
주요 인사가 대거 체포·기소됐으며, 상당수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일부는 해외로 망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홍콩 선거제를 개편하고, 공직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자격심사위원회를 설치하자 야권의 선거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에 출마하고자 해도 '출마자' 자격을 얻을지 미지수인데다,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중국의 입맛에 맞게 개편된 선거제를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