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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독재자 퇴진 후 과도 정부가 들어선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의 쿠데타를 요구하는 친군부 세력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대 수천 명은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수도 하르툼의 대통령궁 앞에 모여 군부 지도자 아딜 파타 알부란 장군의 쿠데타 실행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대통령궁 정문 앞까지 몰려와 "국민을 굶기는 정부는 내려오라"는 구호를 외쳤다.
BBC는 과거 수단의 시위대가 대통령궁 정문까지 진입하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시위대가 당국의 저지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를 군이 주도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전 정권의 잔존 세력이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시위자는 AFP통신에 "우리는 군사 정부가 필요하다. 현 정부는 정의와 평등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BBC는 친정부 세력도 오는 21일 맞불 시위를 예고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수단은 2019년 4월 군부 쿠데타로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축출했다. 이후 군부와 야권이 연합해 '통치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정치·사회적 혼란이 이어져 왔다.
특히 지난 9월 전 정권 잔존 세력이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이후 혼란은 더 가중되고 있다.
수단의 민간 총리인 압달라 함독은 지난 15일 "과도 정부가 가장 위험한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함독 총리는 독재자 알-바시르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인 2019년 8월 취임했다.
그는 경제개혁을 주도하면서 연료 보조금을 삭감했으나 인플레이션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과도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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