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2조원대 계약에 목표달성…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은 앞서 달성
해상운임 급등·친환경 규제로 컨테이너선-이중연료추진선 위주 수주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삼성중공업[010140]이 18일 2조원대 셔틀탱커 계약에 성공하면서 한국조선해양[009540]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042660] 등 이른바 국내 조선 '빅3'가 올해 수주 목표를 모두 조기에 달성하게 됐다.
빅3가 수주 목표를 모두 채운 것은 8년 만으로, 지난해까지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국내 조선업계가 10여년 만에 도래한 '슈퍼사이클'을 맞아 재기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빅3의 수주물량이 컨테이너선과 친환경선, 해양플랜트 등에 몰려 있는 것을 보면 '탈(脫)탄소 시대'를 맞아 변화를 시도하는 국내 조선업계의 현황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날 유라시아 지역 선주와 셔틀탱커 7척에 대한 블록·기자재 및 설계 공급계약을 17억달러(약 2조453억원)에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현재까지 총 71척, 103억달러(약 11조6천억원)를 수주해 올해 수주 목표 91억 달러를 13% 초과해 달성했다.
빅3 가운데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삼성중공업에 앞서 올해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빅3가 수주 목표를 모두 채운 것이다.
세계 1위 업체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계약하며 일찌감치 올해 목표치인 149억달러를 채웠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204척, 199억 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의 133%를 달성 중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1조원 규모의 LNG선 4척을 연이어 거머쥐며 올해 목표인 77억달러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총 50척, 85억8천만달러를 수주해 수주 목표 달성률이 111%에 이른다.
조선업계는 예년과 다른 수주 랠리의 원인을 슈퍼사이클을 맞아 급증한 발주량에서 찾았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 세계 누계 발주량은 3천754만CGT로, 조선업계에 불황이 닥친 2016년(1천53만CGT) 대비 약 3.6배(257%)로 증가했다.
수주량 증가에 더해 수주 내용도 예년에 비해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해상운임 급등과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조선업계의 변화가 빅3의 수주물량에서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올해는 해상 운임이 물동량 증가 등에 힘입어 작년 대비 3배 넘게 치솟았는데 그 결과 1~8월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작년 동기 대비 13배로 급증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빅3가 가장 많이 수주한 선종도 척수 기준으로 컨테이너선이었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컨테이너선 수는 각각 66척, 44척, 20척이었다.
또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선박유와 더불어 LNG 등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이른바 이중연료추진선 발주도 크게 늘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 추진 선박 12척과 메탄올 추진 선박 9척을 수주했는데 총 규모만 31억달러(3조7천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수주한 선박 47척 중 36척이 이중연료추진선으로, 그 비율이 77%였다.
최근 LNG가 대체 연료로 주목받으면서 그동안 뜸했던 해양플랜트 발주도 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해양플랜트를 각각 3기, 2기 수주했는데 대우조선해양이 복수의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한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빅3의 주력 선종인 LNG운반선 발주가 올해 아직 남아있어 수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슈퍼사이클 도래로 전망도 아주 밝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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