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이론지, 두달전 시주석 발언 공개하자 전문가들 '맞장구'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공동부유의 기치를 들고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여름 회의에서 소득세와 부동산세 정비 필요성을 강조한 사실이 2개월만에 공개되고, 거기에 중국 매체가 호응하고 나섬에 따라 '부자 증세' 정책 도입에 앞선 분위기 조성 차원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는 지난 8월 1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던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 당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연설문 일부를 지난 15일 공개했는데, 거기에 증세 관련 내용이 비중있게 포함됐다.
치우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고소득에 대한 규제와 조정을 강화할 것"이라며 "법에 따라 합법적 수입을 보호함과 동시에 양극화를 방지하고 분배 불공정을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과도하게 높은 소득을 합리적으로 규제하고 개인소득세 제도를 개선하며 자본소득 관리를 규범화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세의 입법과 개혁을 적극적이고 착실하게 추진하고 시범 지역 사업을 잘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와 연계된 세수 조절 능력을 강화하고 소비세 징수범위 확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공익 자선 사업의 규범화한 관리를 강화하고 조세 우대 정책을 개선하며 고소득층과 기업이 더 많이 사회에 환원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시 주석 발언과 관련, 중국 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은 17일 많은 재정 및 조세전문가들이 공동부유 달성을 위해 소득분배와 관련한 조세의 역할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법대 재정 및 조세법 연구센터 스정원 소장은 "개인 소득세는 소득 분배를 조정하는 중요한 세금"이라며 자본소득 관리를 규범화하고 징수 및 관리를 강화함으로써 고소득군의 자본 소득에 대해 징수할 것은 다 징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 소장은 "부동산세는 여러 방면에 관여돼 있고 상대적으로 민감하므로 진행에 매우 신중하기 마련"이라며 개혁 프로젝트의 전면 시행에 앞서 시범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전통을 부동산 세금에도 답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웨카이증권연구소 뤄쯔헝 부원장은 "현재 노동소득은 최고 세율 45%에 달하는데 자본소득율은 20%"라며 자본소득에 대한 증세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개인용 항공기 같은 신흥 사치품, 고급클럽에서의 소비와 같은 고소비 행태, 탄소 배출량이 큰 제품에 대한 소비세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상속세가 없고 부동산 보유세도 일부 시범 도시를 제외하면 존재하지 않는 등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부자들에게 물리는 세금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시 주석의 조세 관련 발언이 '부자증세'의 사전 정지작업 차원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이 자신의 국가주석 3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가을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최대 경제 어젠다인 '공동부유'의 일환으로 부자 증세 제도를 본격 도입할 가능성에 관측통들은 주목하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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