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장관 발표…러 대표부 직원 무더기 추방에 대한 보복 조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이르면 다음 달 1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재 러시아 대표부가 업무를 잠정 중단한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토 측의 의도적 (적대)행보로 기본적 외교 활동을 하기에 합당한 조건이 사실상 사라졌다"면서 "나토의 행동에 대한 대응으로 나토 주재 (러시아) 상주 대표부 업무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러시아 대표부가 다음 달 1일부터, 아니면 그보다 조금 늦게 잠정 폐쇄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라브로프는 동시에 모스크바 주재 나토 연락사무소의 활동도 중단될 것이라면서, 연락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자격 승인이 다음 달 1일부터 취소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벨기에 대사관 부속으로 설치됐던 나토 정보사무소 활동도 중단된다면서 만일 나토에서 연락을 해야 하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벨기에 주재 러시아 대사에게 연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는 "나토는 (러시아와의) 동등한 대화나 공동 업무에 관심이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가까운 미래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처럼 행동할 필요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나토와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당분간 접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러시아의 나토 주재 대표부 폐쇄 결정은 앞서 이달 초 대표부 소속 러시아 외교관들이 무더기로 추방당한 뒤 이루어졌다.
나토는 지난 6일 러시아 대표부 직원 8명에 대한 외교관 자격 승인을 취소하고 이들을 추방했다.
나토 측은 이들이 러시아 정보기관 소속 요원들로 외교관 자격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나토 간의 이 같은 외교 공방은 러-서방 간에 '신냉전'으로 불리는 갈등과 대립 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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