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로나국정조사위, 방역 무시했던 대통령 기소 의견 내놔

입력 2021-10-21 09:56  

브라질 코로나국정조사위, 방역 무시했던 대통령 기소 의견 내놔
책임회피·가짜뉴스 유포 등 9개 혐의…최고 40년 징역형 가능
대통령 세 아들, 전·현직 장관, 연반의원 등도 기소 대상에 포함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상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정조사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종 보고서를 통해 개인 66명과 2개 법인에 대해 기소 의견을 냈다.
기소 요청 대상에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치인인 세 아들, 전·현직 장관, 연방의원, 기업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국정조사위 보고관인 헤난 칼례이루스 의원은 4월 27일부터 시작된 국정조사 활동을 정리한 1천여 쪽에 달하는 보고서의 요약본을 발표한 뒤 "역사는 잘못을 은폐한 자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국정조사는 역사적인 일이며 엄청난 제도적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는 대통령 책임 회피, 예방적 보건위생 조치 무시, 가짜뉴스 유포, 반인륜 행위 등 9개 혐의를 적용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최대 40년 징역형에 해당한다고 브라질 형법 전문가들은 말했다.
국정조사위는 오는 26일 보고서를 놓고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며, 과반 찬성으로 통과하면 보고서가 연방검찰에 넘겨진다.
연방검찰총장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극도로 악화하는 상황이어서 기소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논의에도 동력이 될 수 있다. 탄핵 추진의 열쇠를 쥔 하원의장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여론이 더 나빠지면 탄핵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헌법은 대통령의 책임 회피 행위를 탄핵 추진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다음 달 15일과 20일에 좌파·중도좌파 정당은 물론 중도우파 정당까지 참여하는 범야권의 반정부 시위가 예고돼 있어 여론의 흐름이 주목된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정조사위 보고서가 발표되고 나서 "증오와 분노 외에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맹비난하면서 "나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대해 아무것도 책임질 게 없다"고 주장했다.
기소 요청 대상에 오른 다른 인사들도 "국정조사위 보고서는 정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며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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