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넌 소환 불응은 트럼프 연루 시사"…하원, 배넌 고발안 가결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지난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 미국 하원 특별위원회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을 시사했다.
특위 위원인 애덤 킨징어 공화당 의원은 21일(현지시간) MSNBC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없어도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린 분명히 그렇게(소환)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은 그가 (증인 소환대상에서) 논외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특위에 증인으로 소환하지 않아도 진상 규명에 어려움이 없겠지만 그렇다 해도 그에 대한 소환장 발부 가능성을 닫아놓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공화당 위원의 입에서 이런 언급이 나왔다는 점에서 상황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특위의 증인 출석 소환장 발부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장한 혐의를 받았고, 이 때문에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으나 상원에서 부결된 바 있다.
킨징어 의원은 소환장이 발부된 이가 출석을 거부하면 어떤 결과에 직면할 수 있고 부득불 출석해야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위에 소속된 2명의 공화당 의원 중 또 다른 한 명인 리즈 체니 의원은 행정 특권을 내세우며 최근 소환에 응하지 않은 '트럼프의 옛 책사'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에 대해서도 그의 주장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난입 사태 당시의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연루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특위는 아직 트럼프가 연루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내놓지 않았지만, 체니의 발언은 트럼프가 기소될 수도 있는 대화들을 은폐하려 시도하고 있다는 특위 위원들의 의구심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앞서 특위는 지난달 배넌 전 수석전략가,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댄 스캐비노 전 백악관 부실장,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 등 트럼프 측근 4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했지만, 트럼프는 소환 불응을 지시했다.
특히 특위는 소환 불응을 통보한 배넌을 의회 모독죄로 법무부에 고발하기로 했고 하원은 이날 표결에서 찬성 229표, 반대 202표로 이 안건을 가결했다.
공화당에서는 체니와 킨징어를 비롯해 낸시 메이스, 프레드 업튼, 존 캣코 의원 등 모두 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의 형인 그레그 펜스 공화당 의원은 투표하지 않았다.
이제 배넌에 대한 기소 여부는 법무부가 결정하게 된다.
이와 관련,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이날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사실과 법에 따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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