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예술스타 범법 적발에 관영지까지 나서 비판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리윈디(李雲迪·39)의 성매매 사건이 중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 출신으로 뛰어난 실력과 원만한 성품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리윈디가 성매매 혐의로 경찰의 행정 구류 처분을 받은 사실이 21일 알려지자 일부 관영 매체들은 미리 준비한 듯 곧바로 논평을 올리며 문화계에 경종을 울렸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평론을 싣는 온라인 매체인 런민왕핑(人民網評)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21일 올린 글에서 "흑백 건반에 황색(음란을 은유)을 용납할 수 없다"며 "어떤 오점이든 아름다운 선율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어렵게 얻은 예술의 길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은 잘못이고 위법은 위법일 뿐이다. 표백할 수 없고, 어떤 핑계도 찾을 수 없다"며 "유명인으로서 더욱 더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엄격히 자신을 속박해 규범과 '한계선'을 넘지 말고 도덕과 법률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윈디가 진정으로 반성하고, 제2의 리윈디가 없기를 바란다"며 끝을 맺었다.
또 다른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도 21일 밤 온라인판에 실은 평론에서 "스타는 반드시 돈과 인기가 부여하는 다른 유혹에 장기적으로 저항해야 한다"며 "스타가 되는 것은 욕망과 싸우는 '고행'으로 여겨야 한다"고 썼다.
최근 크리스(중국명 우이판·吳亦凡·성범죄), 자오웨이(趙薇·탈세), 정솽(鄭爽·탈세) 등 중국 문화예술계 톱스타들이 각종 범법행위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이번에 클래식 스타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이른바 '문화계 정풍운동'의 확산 추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화계는 '리윈디 지우기'에 나섰다.
중국음악가협회는 21일 리윈디의 회원 자격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고, 리윈디의 모교인 쓰촨(四川)음악학원은 '리윈디 피아노 스튜디오'의 표지판을 철거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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