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시위 현장 취재 언론인 또 폭행…개머리판 등 휘둘러

입력 2021-10-22 12:13  

탈레반, 시위 현장 취재 언론인 또 폭행…개머리판 등 휘둘러
시위대는 여성 교육·생활 여건 개선 요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재집권에 성공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시위 현장을 취재하는 언론인을 또 폭행했다.
탈레반은 지난 8월 15일 아프간 장악 직후 독립적인 언론 활동을 허용한다고 공언했지만, 이후에도 언론 탄압은 계속되는 실정이다.
22일 하아마 통신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전날 수도 카불에서 여성 시위대를 취재하던 언론인을 구타했다.
한 외국 사진기자는 탈레반 대원이 욕을 하며 휘두른 개머리판에 맞았다. 또 다른 기자 2명도 시위대를 해산하려던 탈레반 대원에 의해 주먹질과 발길질 등을 당했다.
시위 주최 측인 자흐라 모함마디는 AFP통신에 "탈레반은 언론인이든 여성이든 아무도 존중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서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지난달 초 카불에서 여성들의 인권 시위를 취재하다 탈레반에 의해 구금된 뒤 풀려난 언론인이 최소 14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소셜미디어(SNS)에는 탈레반 대원에게 폭행당해 등에 큰 멍이 생긴 남성 기자들의 사진이 퍼지기도 했다.


와중에 탈레반은 지난달 새 언론 규정을 발표, 미디어 통제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규정은 관료에 의해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나 대중의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는 보도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아시아 책임자 퍼트리샤 고스먼은 "탈레반이 '존중받는 이슬람의 가치'가 작동할 수 있도록 미디어를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새 규정은 미디어의 자유를 숨 막히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프간 톨로뉴스에 따르면 탈레반 재집권 후 한 달 동안 20개 주에 있는 언론사 153곳 이상이 이미 문을 닫았다.
한편, 전날 여성 시위대 20여명은 여성에 대한 교육 기회 제공과 생활 여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대학교와 초등학교 여학생에게는 교육 기회를 줬지만, 중고교 여학생 대부분에 대해서는 휴교령을 풀지 않은 상태다.
또 탈레반 집권 후 아프간에는 실업난, 외화 부족 등이 겹치면서 심각한 경제난이 발생한 상황이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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