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양극화·종교·허위정보 탓 보급정체 지속
"의사 대신 소셜미디어에 코로나19 묻는 경향"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미리 나선 미국과 이스라엘이 접종률에서 다른 국가들보다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영국 옥스퍼드대가 작성하는 통계 '아워월드인데이터'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간) 이 같은 실태를 소개했다.
이날 현재 미국,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완료한 이들의 비율은 각각 56.61%, 64.99%로 집계됐다.
이는 포르투갈(86.82%), 한국(70.12%), 일본(68.97%), 프랑스(67.50%) 등 후발주자들보다 떨어지는 수치다.
미국은 올해 7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인구의 67%가 최소 1차 접종을 마쳐 접종률에서 대다수 국가를 선도했다.
NYT는 경찰관과 소방관 같은 일부 직업군에서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원인을 지적했다.
미국 보건 전문가들은 그 배경에 허위정보, 열악한 정치환경, 당국의 소통 혼선이 맞물려있다고 설명한다.
존 슈워츠버그 미국 UC버클리 공중보건대 교수는 "백신 거부가 새로운 운동은 아니지만 최근 같은 동력을 모은 적은 없었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백신을 둘러싼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정부가 백신접종 메시지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도 접종률 정체의 요인으로 거론했다.
마이클 로저도 미국 플로리다대 신흥병원체연구소 부소장은 당국이나 권위자에 대한 불신, 정치적 양극화 심화도 한몫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족 중에 누가 암에 걸리면 전문가에게 상의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다른 병인 코로나19에 걸리면 의사나 공중보건 권위자보다 소셜미디어에서 정보를 얻으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스라엘도 작년 말에 서둘러 백신 보급에 나서 한때 세계 최초로 집단면역 근접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접종률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NYT는 아랍, 정통파 유대교, 젊은층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해 접종을 완료한 이들의 비율이 한국, 이탈리아 등 40여개국보다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백신접종 완료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포르투갈이며 아랍에미리트(86.02%)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가장 많은 백신을 접종한 국가는 중국(약 22억 회분)이고 그다음이 인도(약 10억회분), 미국(4억1천100만 회분)으로 나타났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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