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호주의 통신회사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중국이 눈독 들인 것으로 알려진 남태평양 지역 이동통신업체를 인수한다.
앞서 중국 국영 기업이 해당 업체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이던 호주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주의 대형 통신사인 '텔스트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16억달러(약 1조8천700억원)에 '디지셀 퍼시픽'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디지셀 퍼시픽은 파푸아뉴기니·솔로몬제도·통가·사모아·바누아투 등 남태평양 시장을 선도하는 이동통신업체다.
인수 금액 중 13억3천달러(약 1조5천200억원)는 호주 정부가 부담한다.
호주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는 남태평양 지역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를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부터 호주 정부는 텔스트라 측에 디지셀 퍼시픽 인수 과정에 도움을 주겠다며 인수를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호주의 움직임은 남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BBC는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국영기업 '차이나 모바일'이 디지셀 퍼시픽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중국이 남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낌새가 관측되자 지역 안보 차원에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남태평양은 호주 국가 안보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중국이 현지 이동통신업체를 인수할 경우 호주에 민감한 지역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감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남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미국, 호주 등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으나 최근 수년간 중국이 외교·금융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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