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고객센터 172곳 조사…소비자 54.3% "상담사 연결까지 3분 이상"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기업이 운영하는 고객센터(소비자상담기구) 통화료가 유료인 경우가 많고 상담 대기 시간도 길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유통과 통신, 식음료 등 소비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사업자 172곳을 대상으로 고객센터 운영실태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모든 사업자가 고객센터 전용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을 운영하고 있었다.
온라인 1:1 게시판은 91.3%가, 챗봇(메신저로 사용자와 대화하는 채팅로봇 프로그램)은 58.7%, 채팅상담은 47.4%가 운영하고 있었다.
사업자의 69.2%는 고객센터 전화·ARS 통화료가 유료인 전화만 운영하고 있었고 나머지 가운데 20.3%는 유료와 무료전화를 모두 운영했고, 10.5%는 무료 전화만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XX, 16XX, 18XX로 시작되는 전국 대표번호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59.9%였다.
전국 대표번호는 발신자가 통화료를 부담하며 통화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그러나 이들 중 92.2%가 전화번호를 안내하는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통화료 발생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59.2%는 전화 연결 때 '유료'라는 점을 안내하지 않았다.
이와는 별도로 최근 1년간 고객센터를 이용한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70.4%가 연락 수단으로 전화·ARS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온라인 소통에 익숙한 20∼30대도 전화·ARS를 선호한다고 답해 연령에 상관없이 전화가 가장 익숙한 소통 수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ARS를 이용한 소비자 686명 중에서는 46.8%가 대표번호 통화료가 유료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들 중 상담사와 통화한 경험이 있는 637명을 대상으로 상담사 연결까지 걸린 시간을 조사한 결과 54.8%가 '3분 이상'이라고 답했다. 10분 이상 걸렸다는 응답자도 5.5%였다.
이 때문에 전화·ARS 이용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답한 126명 중 75.4%는 불만족 이유로 '상담사 연결의 어려움'을 꼽았다.
소비자원은 전국 대표번호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유료'임을 표시하고 전화 연결 때도 통화료 발생 전에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화 수신자인 기업이 요금을 부담하는 080 번호나 무료인 14XXXX 대표번호를 자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센터 연락 이유(중복 집계)로는 '품질·사후서비스(A/S) 문의'가 45.9%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반품·환급 요청'(27.7%), '단순 문의'(20.1%), 교환요청(15.8%) 등의 순이었다.
이용 만족도(5점 척도)는 전화·ARS의 경우 '문제해결의 정확성'(3.31점)에서, 온라인 게시판과 챗봇·채팅은 '이용방법의 편의성'(각각 3.82점, 3.89점)에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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