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마크롱 통화 나흘만에 소통…마크롱 "시장접근서 유럽과 중국 균형 잡아야"
(파리 베이징=연합뉴스) 현혜란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했다.
27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최근 국제적으로 발생한 몇 가지 큰 일들은 프랑스가 유럽연합(EU)의 전략적 자주를 주장한 것이 옳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중국과 유럽은 지속적인 고위급 소통을 통해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오판을 줄이고, 이견을 적절히 관리·통제하며, 중국-유럽 관계의 정치적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디지털 기술, 친환경, 과학기술 혁신, 의료 등 분야에서 중국과 유럽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엘리제궁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 EU 의장국 수장으로서 시장접근 측면에서 유럽과 중국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문제를 제기한 EU 회원국과 EU 의회 등에 내린 중국의 강압적인 조치를 해제하고,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을 준수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를 앞두고 중국이 탈석탄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독려했다.
두 정상은 이 밖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란 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엘리제궁은 전했다.
이번 통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통화(22일)한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중국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적 접근을 했다고 평가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곧 퇴임하는 상황에서 '메르켈 이후'의 대 유럽 관계 설정에 부심해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호주가 오커스(미·영·호주 안보 파트너십)에 참가하면서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넘겨받기로 하고 프랑스와의 디젤 잠수함 계약을 파기하면서 미국에 대한 프랑스의 불신이 커졌다.
이 같은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이날 시 주석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한 것은 미국의 대 중국 압박 기조에 동참하지 말라는 메시지와 중국과 유럽간 관계 개선을 모색하자는 메시지를 동시에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runran@yna.co.kr,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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