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76조원, 당기 순이익 24조6천억원
MS도 재택근무 추세 힘입어 월가 기대 뛰어넘는 성적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연료로 삼아 나란히 3분기에 월가의 기대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뒀다.
구글은 3분기에 14년 만에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이익은 거의 배로 불리는 성적을 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은 3분기에 매출액이 1년 전보다 41% 증가한 651억2천만달러(약 76조원), 순이익은 거의 2배로 늘어난 210억3천만달러(약 24조6천억원)로 각각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분기를 기준으로 14년 만의 최대치이며 순이익은 팬데믹 전과 견줘 거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WSJ은 "강력한 실적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어떻게 이 회사의 핵심 광고사업을 고(高)출력화했는지 두드러지게 보여준다"면서 중소 상공인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고객을 겨냥해 디지털 광고에 돈을 쏟아부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구글은 페이스북과 함께 디지털 광고 시장을 양분한다.
미디어 인수 기업 그룹M에 따르면 이미 뜨거운 디지털 광고 시장은 올해 더 팽창해 현 추세대로라면 연간 26% 커질 전망이다.
이 성장의 혜택을 구글이 가져가면서 검색과 지도, 유튜브 등을 포함한 구글의 광고 사업 매출액은 43% 증가한 531억3천만달러(약 62조원)로 집계됐다.
구글은 올해 캐나다의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와 협력해 170만 상인의 광고 구매와 검색 결과 표시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했는데 이것이 구글의 최대 성장동력이 됐다.
또 애플이 아이폰의 사생활 보호 조치를 강화한 반사이익이 구글에 돌아왔다고 WSJ은 진단했다.
애플이 4월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하면서 페이스북·스냅 등 소셜미디어에서 표적 광고를 하고 광고 효과를 측정하기 어렵게 됐는데 그러자 많은 브랜드가 구글로 광고비 집행을 옮겼다는 것이다.
그룹M의 사장 브라이언 위저는 "눈먼 자의 세상에서는 눈 하나 있는 사람이 왕이다"라며 "구글이 가진 데이터가 뭐든 그게 대부분 다른 기업이 가진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도 또 다른 주요 광고 수입원 역할을 했다.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43% 늘어난 72억1천만달러(약 8조4천억원)였다.
올해 유튜브의 연간 매출액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강자인 넷플릭스에 맞먹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폭풍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런던의 자문회사 애리테리서치의 분석가 리처드 크레이머는 "10% 성장이 또 다른 100억달러 매출액을 찾는 것을 의미할 때 그들이 어떻게 성장을 지속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MS는 올해 3분기에 작년 동기와 견줘 22% 증가한 매출액 453억달러(약 53조원), 48% 늘어난 순이익 205억달러(약 24조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인 매출액 440억달러, 순이익 157억달러를 훌쩍 상회한 것이다.
WSJ은 이 회사가 팬데믹 사태로 인한 전 세계적 재택근무-원격수업 전환 추세에 수혜를 봤다고 풀이했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에 필요한 각종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이다.
실제 MS는 '애저' 등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매출액이 50% 증가했다고 밝혔고, 이를 포함한 전체 MS 클라우드 사업 매출액은 207억달러(약 24조원)로 집계되며 처음으로 200억달러 고지를 넘겼다.
또 노트북 등 개인용 PC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를 구동하는 운영체제(OS)인 윈도 수요도 1년 전보다 10% 늘었고, 비디오게임 콘솔 '엑스박스'를 포함한 게임 사업 매출도 16%나 증가했다. 특히 신형 콘솔이 출시되면서 콘솔 판매는 166% 늘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MS 클라우드는 기관·조직이 이 전환과 변화의 시기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플랫폼과 도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