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외교부장, 카타르서 탈레반 고위인사들과 잇달아 회동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과도정부와 고위급 회담에서 아프간 인도적 지원과 신장(新疆) 위구르 독립세력에 대한 단속에 뜻을 같이했다.
27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카타르에서 아미르 칸 무타키 과도정부 외교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현재 아프간이 직면한 어려움, 특히 인도주의적 위기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능력이 닿는 범위 안에서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이 제공한 인도적 지원 첫 번째 물량이 이미 아프간 수도 카불에 도착했으며 국제적십자사와 유엔난민기구 등을 통해 추가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왕 부장은 "아프간 탈레반이 보다 결연하고 과단성 있는 실질 행동으로 국제 테러 세력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을 단속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TIM은 중국 신장 위구르족의 독립 운동을 지지해온 조직이다. 중국은 미군의 아프간 철수 이후 혼란한 현지 상황을 틈타 ETIM이 세를 확장하는 상황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왕 부장은 이어 "우리는 아프간이 상황을 안정시키고 안보 여건을 갖춘 후 경제 재건 분야의 협력을 모색하길 원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무타키 장관은 "중국의 지원과 도움에 감사하며 중국의 지원을 사용해 인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동시에 자주적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간은 스스로의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는 동시에 지역의 평화·안보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아프간 영토를 이용해 중국에 위해를 가하는 어떤 개인이나 세력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왕이 부장은 25일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아프간 과도정부 부총리 대행과도 회동했는데,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논의 내용은 거의 같았다.
올들어 중국은 지난 7월 톈진(天津)에서 탈레반과의 고위급 회동(왕이-바라다르)을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8월 탈레반의 카불 장악과 그에 이어진 미군 완전 철수 이후에도 현지 대사관을 유지하며 탈레반 측과 소통하는 등 관계를 강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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