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세네갈에 공장 설립키로…말라리아·결핵 백신도 생산 예정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바이오엔테크 사가 2022년 중반 아프리카의 르완다와 세네갈에 코로나19 백신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AP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에 본사가 있는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서구에서 가장 많이 보급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새로운 백신제조 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쓴다.
바이오엔테크사는 이날 르완다 정부와 수도 키갈리의 특별경제지구에 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세네갈은 수도 다카르에 있는 파스퇴르 연구소가 백신 생산을 맡게 된다.
신설 공장은 mRNA 백신 제조 공정의 첫 단계에서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다 아우르는 생산 방식이 될 전망이다.
처음에는 연간 5천만 회분의 백신을 생산해서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아울러 mRNA 기법을 활용해 말라리아와 결핵 백신도 생산할 계획이다. 해마다 아프리카에서 수십만 명의 어린이가 말라리아로 사망한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는 "아프리카연합(AU)에서 백신을 개발하고, 아프리카 내 의료적 보살핌을 공동으로 향상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백신 생산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바이오엔테크는 지난 8월 르완다와 세네갈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에 더욱 구체화한 합의를 이뤘다.
다니엘 응가미제 르완다 보건부 장관은 서명식에서 "오늘의 합의는 아프리카의 한쪽 끝에서 다른 끝까지 백신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가는 핵심 걸음"이라고 말했다.
아이사타 탈 살 세네갈 외교부 장관도 "꿈이라고 생각됐던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환영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를 위한" 생산이 "장기적으로 어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도 실현할 수 있게 대처하는 해법이다"라고 평가했다.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백신은 현재 전체 사용량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바이오엔테크는 이와 별도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바이오백 사에 코로나19 백신 원재료를 공급해 최종 마무리 제품을 내년부터 1억 회분 이상 생산하는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미국 모더나사도 약 5억 달러(5천850억 원)를 들여 아프리카에 코로나19 백신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당장 아프리카에서 수백만 명이 코로나19 백신을 필요로 하는 것을 고려하면 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행보가 너무 늦다고 지적한다. 또 바이오엔테크의 아프리카 공장 설립도 면허 생산 방식으로 여전히 핵심기술인 mRNA 생산 자체는 유럽에서 이뤄진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 인구 13억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완전 접종률은 백신 공급 태부족으로 5.2%에 불과하지만 미국과 영국 등은 이미 부스터샷(추가접종)까지 시행하고 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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