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이 일상이었다"…허언증 주장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아내인 브리지트 여사의 조카인 양 행세하며 VIP 대접을 받으려 했던 3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프랑스 파리 형사 법원은 26일(현지시간) 엘리제궁 고위 관계자를 사칭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35세 남성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고 AFP 통신,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여사 비서실장인 것처럼 가짜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각종 기관에서 귀빈 대접을 받으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모로코 특급 호텔에서 VIP 라운지 이용을 신청하거나,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포뮬러원(F1) 좌석을 요구하거나, 에어프랑스 단골손님 카드를 요청하는 식이었다.
방글라데시 주재 프랑스 대사관과 홍콩의 한 고급 호텔만이 그에게 속아 넘어갔으며, 나머지 시도는 회사 측의 확인으로 대부분 미수에 그쳤다.
그는 방글라데시에서는 대사와 함께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할 수 있었고, 홍콩의 고급 호텔에서는 객실을 업그레이드 받는 등의 혜택을 누렸다.
피고인은 법원에서 "지위, 명성, 특권"에 이끌려 사칭했을 뿐 돈을 위해서라던가,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은 일상의 일부였다"고 밝힌 그는 "17살 때 도망쳐 나와 과거의 삶과 다른 일종의 왜곡된 삶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고인은 2014년 9월 신분 도용, 사기 미수,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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