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사람은 없다…역사적으로 좀 더 나은 평가 받아야"
"5·18 관련 비판 알아…무력진압, 전두환 책임 더 커"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대표적 지한파 인사로 꼽히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94)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을 애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2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한국의 전환기에 아주 큰 역할을 맡았던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1970년대 미국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장으로 서울에서 근무한 그레그 전 대사는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1980년대 말 어려운 시기에 한국 사회가 민주화로 가는 토대를 쌓았다"며 "당시 역할에 대해 지금보다 더 나은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방정책으로 구(舊) 소비에트 연방·중국 등 공산권과 수교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아주 중요한 업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 전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책임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완전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누구도 완전하진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한미국대사 시절 현직이었던 노 전 대통령과 자주 골프와 테니스를 쳤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나보다 골프 실력이 훨씬 뛰어났던 노 전 대통령이 실수할 때면 난 웃으면서 놀렸고, 노 전 대통령도 내가 실수를 하면 웃으면서 놀렸다"며 "진짜 친구처럼 잘 지냈다"고 회상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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